사소한 것 부터 지겨 질 때 정의는 이루어 진다.
잘못 된 수술로 32일을 굶었던 사람으로서, 유민아빠의 단식을 동조하고 있는 여러분들이 오히려 잔인하다고 생각됩니다. 장기 단식 휴유증은 생각보다 매우 오래 갑니다. 십년이 지난 지금도 나는 여전히 40키로 입니다. 저는 세월호 특별법이 왜 필요한지 그 입법적 논리를 설명하던 한 사람의 국민으로서 오늘은 어째서, 왜? 단식 밖에는 방법이 없는 것인지 묻고 싶습니다.
김영호님, 그리고 유가족 주변에 계시는 수많은 다른 사람들은 뭐하는 겁니까? 법이 있어도 지켜지지 않아서 발생한 일, 법적인 도덕성 해이로 시작 된 문제를 수정하겠다면, 현행 법적으로 장기적 대응 하면서 싸우시기 바랍니다. ‘진심으로 원하는 것이 진실이라면, 당장이 아니어야 할 것입니다. 지금 당신이 관에 들어가면 남은 아이는 어떻게 하나요?’, 스스로 단식을 선택했다면 제발 멈추시고, 누군가? 해보자라고 했다면, 차라리... 그들에게 대신 그 자리를 지키라고 하세요.
영화 <명량>을 본 것은 당신들이지만, 명량을 제작한 것은 당신들이 그토록 욕하는 저들이었습니다. 그리고, 진실 규명을 원하는 것을 역으로 이용해서 진짜 <종북주의자>들은 오늘, 김대중 사망 5주년 기념이라면서 현충원에 북한에서 김정은 이가 보낸 꽃다발을 가져다 놓았고, 트위터에는 북한에서 발행한 노동신문과 정권타도, 처형, 처단이라는 구호가 올라옵니다. 이정도 되면, 누구를 욕하겠습니까? 국민들은 단순하게 보이는 것만을 보고 판단을 하게 됩니다. 이미, 전 세계 140개 국가의 언론에서 교황이 방문하여 어루만져준 소외되고 불쌍한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생각하게 되었는데, 이것을 조금만 확대 해석하면 이 나라를 빈민국가로 만들어 버린 것입니다. 진심으로 이번 기회를 통하여 정권을 바꾸려는 것이 여러분들의 대의와 정의가 아니라면, 단식을 멈추어 주십시오.
3주 이상의 단식은 이미 단식 개념이 아닌 생사가 달린 문제 인간 존엄성이 흔들리는 문제입니다. 방조하지 마십시오. 그리고 더 이상 정권을 뿌리 체 흔들려고 하지 마십시오. 아무리 잘못된 국가라도 존재하고 있어야 국민이 존재하는 것 아닙니까? 지금 누구를 위하여, 무엇을 위하여 단식을 하고 있는지? 그 단식이 어떻게 변질 되는지? 생각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해결을 위한 명제 선택과 결과도 중요하지만, 저는 방법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진도 해상의 침몰 사건은 누군가의 단식으로 해결 될 수 없는 거대한 문제입니다.
광화문에 나가셨던 분들 중에서 신호등 한번 어기어 본적 없는 분, 남의 돈을 주워서 아무 생각 없이 경찰서에 가지고 가실 분, 음주 후에 노상방뇨 하기 싫어서 카페로 들어가실 분, 자신이 먹은 음료수 컵 반드시 쓰레기통에 버린 분, 불법 다운로드 절대로 안하는 분, 십 만 명 중에 몇 명 쯤 되실까요? 저는 사실상 범죄행위를 하고 있습니다. 저작권이 있는지 없는지 잘 모르겠으며, 멋진 그림 보면, 오려다 붙이고, 좋은 음악 있으면 친구들에게 전달하고...그 랬습니다. 그런데, 이 사소한 법의 무시가 불러온 엄청난 사건들, 이미 있는 법을 잘 지켰더라면, 일어나지 않았을 무수한 사고를 어찌 생각하십니까?
법을 마음대로 어기는 남녀노소, 그리고 그것을 이용하던 정권의 관습, 그것을 알면서도 자신의 이익만 챙기는 야당... 이 엄청 난 문제에서 시작된 선박 침몰 사건의 해결을 단 며칠 혹은 법 하나로 해결 가능 하다고 믿으십니까?
네...이번에 반드시 해결 될 것으로 생각하시는 분, 아직 순수하고 정의로운 분입니다. 그럼에도 저는 방법이 틀렸다고, 지금처럼 가서는 안된다고, 보다 천천히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저는 한 때, 소크라테스가 참 어리석었다고 생각 했습니다. 악법을 왜? 지킬 필요가 있는지 반문 했었습니다. 그러나 악법까지도 지키는 것에서 새로운 판례를 만들고, 그 판례는 다시 성문화로 태어 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떠올렸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스승이 독배를 들었기 때문에 플라톤은 그토록 날카로운 사회 비판을 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요? 진심으로 정의로운 세상을 원하거든, 우리의 눈앞에 놓여 있는 것부터 재대로 지켜지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한 가지 고백하자면, 저는 이 시대의 최고의 악당이고 싶은 한명입니다.
wrote by EonG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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